1. 나는 야구팬도 아니고, 굳이 지지하는 팀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이번 한국시리즈와 전혀 상관 없는 LG이긴 하지만,
기아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특히 이번 7차전은 정말 양 팀 다 최선을 다하는 최고 수준의 경기,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 준 끝에 극적으로 거둔 승리라 더더욱 감동적이다. 딱히 기아 팬도 아니긴 하지만 기아의 승리를 기원했던 이유는, SK의 야구가 정말 강하고 이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영리한 야구이긴 하지만, 승리를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스타일이 얄밉기 때문이기도 하고, 근 몇년간 꼴찌 근처에서 맴돌던 팀을 여러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선수들을 육성하고 지원하여 끝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성과까지 이루어 낸 조범현 감독의 노력이 사람의 진심을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확실히 팀의 중심인 이용규, 최희섭, 김상현이 오늘 최종전 내내 죽을 쒔었고 (특히 6회말인가 7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4,5번 타자가 연달아 삼진과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는 것을 보며 이 경기 져도 할 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투수쪽 팀의 중심인 윤석민도 제 컨디션을 완전히 찾지 못해 6차전을 패배로 마무리한 가운데, 오늘 승리를 이끈 것은 나지완, 임치홍 등 중심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들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조범현 감독의 선수 키우기가 얼마나 훌륭한 것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대체 LG는 어떻게 리빌딩을 수행할 계획인지 쵸큼 암울하다)
2. 오늘은 산악회 주왕산 특별산행이었는데, 원래 참가하지 않으려다 (이 시즌 주방계곡의 혼잡은 불보듯 뻔한 일이므로) 의외로 신청자가 적은 와중에 끌려가다시피 해서 다녀오게 되었다. 새벽 두시에 출발하는 강행군이었는데, 그 힘든 와중에도 붉고 노랗게 물들어 버린 아름다운 숲을 거닐며 진정코 아드레날린의 분출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아름답고, 아름답고 또 아름다웠다. 해마다 두세번씩 가기는 하지만 주왕산, 넌 역시 킹왕짱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