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131016 樂 - 山

1. 프로야구에 관심을 끊은지 꽤 됐지만 그래도 옛정이 남아 있는지 LG가 10년만에 포스트시즌, 그것도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하는 순간은 꽤 감격스러웠다.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LG의 천적인 넥센보다는 두산이 올라오기를 내심 바랬는데, 넥센이 먼저 2승을 올리면서 김이 샐 뻔 하다가 어찌어찌 두산이 올라가게 되자 어라, 하는 심정이었다. 그나저나 두산 이 지겨운 것들. 준플레이오프 다섯경기 내내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치더니 오늘 플레이오프 1차전도 7회까지만 해도 동점으로 연장전 가는 분위기라 기가 질린다는 생각을 했는데 또 어찌어찌 두산이 1승을 먼저 챙기게 되었다. 10년만의 가을야구를 목격하는 LG팬들의 감격을 가볍게 무시하듯 LG 이것들은 뭐 경기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허무하게 1승을 헌납하다니.. 김샌다. 

2. 누구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에 있어서는 알프레드 브렌델이 최고라고 말한다. 그런데 내가 초보라서 그런 건지 아무리 들어도 이게 왜 최고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음색이 아주 선명한 것도 아니고, 발트슈타인이나 월광소나타의 그 유명한 멜로디에서 음표도 마구 흩어지는 느낌이고, 그렇다고 해석을 아주 잘 해서 직접적인 감흥을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그의 제자뻘인 폴 루이스의 연주가 많이 겸손하고 단순하지만 훨씬 마음에 와 닿는다. 그나저나 폴리니 영감님은 대체 언제 베토벤 소나타 전집을 내려는지. 내일모레 돌아가신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라 마음이 좀 콩닥콩닥. 

3. 뛰다가 몇년만에 들은 오아시스의 whatever는 많은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내가 오아시스의 팬인 적은 없지만 싱글로만 발매되어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어렵던 이 노래는 애간장을 태우게 만들었었지. 지금 나오는 앨범들에 비하면 별볼일 없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이 노래의 터질 것 같은 하이파이 사운드는 어렵게 구한 싱글에 자부심을 가지게 해 줬었다. 그나저나 CD장에 있는 CD들 중에 안듣고, 앞으로도 들을 것 같지 않은 음반들은 버려야 할 텐데 선뜻 손을 대기가 어렵다. 다른 건 몰라도 책과 음반은 정말 그렇지 않은가. 아무리 짐이 된다고 해도 함부로 버리지 못하는 그런 기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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